가장 힘든 순간,
우리는 기도합니다.
말을 모아 소리치기도 하고,
말을 잃고
그저 침묵으로 머뭇거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하늘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기도의 문이 닫힌 듯,
신의 얼굴이 돌려진 듯,
하늘은 침묵하고,
시간은 멈추고,
삶은 계속 아픕니다.
정말 신은 말이 없는 것일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침묵은 무응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침묵은
더 깊은 응답의 언어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하지만
신은 때때로
‘말을 넘어선 존재’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 함께 앉아 있는 누군가처럼!
묵묵히 등을 토닥이는 사랑처럼!
신의 침묵은
때로
가장 절실한 동행의 방식입니다.
우리의 고통 앞에서 신은
멀어진 것이 아니라,
더 가까이 오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를 보십시오.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그조차 절규했지만
그 절규 속에 담긴
신의 침묵은
구원의 시작이었습니다.
신은 고통을 없애주시기보다
그 고통을 함께 감당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왜 하필 나인가요?”
“왜 지금인가요?”
“왜 이렇게까지 아파야 하나요?”
신은 말없이 내 눈물을 보시고,
그 침묵 속에서 말씀하십니다.
“나도 울었다.”
.
.
.
그러므로, 신은
침묵 속에서도 사랑하십니다.
신의 침묵은 떠남이 아니라,
더 가까이 있음입니다.
신의 침묵은 방관이 아니라,
기다림의 방식입니다.
신의 침묵은 멈춤이 아니라,
나를 믿는 신뢰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나는 오늘 이렇게 기도 합니다.
주님,
말씀이 없을 때
제가 먼저 돌아서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침묵 속에서도
당신의 사랑을 믿게 하소서.
고통의 끝에서
마침내 “나는 여기 있다”는
당신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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