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막막했습니다.
무엇을 바라봐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마음은 흔들리고,
몸은 지쳐가고,
삶은 조용히
내 안에서 무너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럴 즈음
말씀 한 문장이 나에게로 찾아왔습니다.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요한복음 1:5)
그동안
나는 그 ‘어둠’ 속에 살고 있었나 봅니다.
나는
빛을 외면한 채
세상의 온갖 소음과 상처 속에서
오직 살아남으려는데만 애를 쓰고 있었던 것일까?
‘너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니?’
세례 요한의 외침처럼
요한복음은 내게 소리칩니다.
“보라, 그가 오신다.”
내가 외면하던 그 길목에
내가 외로이 앉아 있던 그 자리에
이미 그분은 오고 계셨다고
요한은 내게 조용히 알려줍니다.
요한복음은 내게 다가와 ‘함께 거하시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분은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억지로 끌고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저 부르셨을 뿐입니다.
“와서 보라.”
그 부름은
내 안의 두려움을 흔들었고,
나의 지친 마음을 조심스레 두드렸습니다.
나는 지금 그 부름을 따라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바라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이
내 삶을 향해
“빛으로 다가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내가 닫은 마음의 문틈 사이로
그 말씀이 스며들어
무너졌던 자존감 위에
사랑의 빛줄기를 드리워주기를.....
내 안의 깊은 상처와 회한 속에도
그분이 “나는 너를 안다”고 말하며
함께 거하시는 은총으로
살아 있는 위로가 되어주기를.....
내 말이 생명을 살리는 말이 되게 해주시기를...
내 눈이 어둠이 아니라 진리를 보게 해주시기를.....
내 걸음이 도망이 아니라 따름이 되게 해주시기를....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방 한 켠에도
빛이 스며들 수 있음을
믿게 해주시기를....
나는 더 이상
완벽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그분의 사랑 안에서
진실하게 머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요한복음은 내게,
예수가 누구인가를 묻는 복음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하게 하는 복음입니다.
그 안에서 나는
비로소 사랑받는 존재가 되며,
비로소 빛 속에 거하게 되며,
비로소,
걸어갈 이유를 되찾게 됩니다.
나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주님,
요한의 복음을 통해
내 삶이 다시 움직이게 하소서.
멈춰버린 사랑이 다시 흐르게 하시고,
얼어붙은 눈물이
당신의 따스함으로 녹게 하소서.
그리고
다시 한 번만 더
그 말씀을 듣게 해주소서.
“와서 보라.”
“내가 너를 위하여 왔노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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