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이 달빛에 건배를 올렸다면,도연명은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침묵으로 화답했습니다.그는 말하지 않았습니다.대신 울타리 아래 앉아 조용히 국화를 꺾었고,그 순간 문득, 남산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따다가,문득, 남산이 고요히 다가왔다.”그 장면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차분하고도 선명하게 마음에 내려앉습니다.도연명은 세상에서 물러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그는 오히려 세상을 가장 깊이 바라보던 사람이었습니다.다만, 그는 그걸 말로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그 안에 깊은 뜻이 있으나,말하려 하니, 말이 이미 사라져버렸네.” 이 한 줄.말을 하려다 멈춘 이 침묵은이백의 풍류적인 고독과는 또 다른 차원의 정적입니다.도연명의 시는달을 부르지도 않고,술잔을 들지도 않지만,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