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는 하늘 끝에 있을까?
우주 저편 어딘가에 무심히 앉아
인간을 구경하는 존재일까?
아니면…
우리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절대의 영역’ 속에서,
우리의 허무와 물음을 조용히 끌어안고 계신 분일까?
인류의 가장 오래된 언어는
‘침묵’이었습니다.
그 침묵을 가르고
인간이 처음 내뱉은 말이 있었다면,
그것은 어쩌면
“거기 누구 없나요?”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대 인류는
폭풍 속에서,
해가 지지 않는 태양 속에서,
자신보다 강대한 존재를 느꼈고
그 앞에 무릎 꿇었습니다.
신은 이렇게
인간의 두려움 속에서 태어나
인간의 사랑 속에서 살아가며
인간의 고통 속에서 의지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신과 같아지고 싶어 했습니다.
지배하고, 판단하고, 영원히 살고 싶어 했죠.
그러다 우리인간은 곧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흙으로 지어진 존재이며,
시간이라는 강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과 같은 존재라는 걸.....
신과 인간 사이의 거리는
단순한 ‘높낮이’가 아니라,
영원과 순간의 간극,
무한과 유한의 어긋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거리에도
신은 ‘먼 하늘’이 아니라
깊은 내면에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명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인간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신을 불러냈던 것입니다.
도와달라는 간청으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으로,
누군가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갈망으로.
신은
인간이 만든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절실히 발견하고 싶어하는
마지막 사랑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신이 인간에게 원하는 것은
‘완전한 믿음’이 아니라,
정직한 질문 아니었을까요?
“정말 당신이 계신다면,
왜 고통은 존재하는가?”
이 물음조차 그분은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신은
우리가 대답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묻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우리 곁에 오십니다.
그분은
절대적 믿음을 강요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흔들림마저 끌어안으시는
무한한 인내의 사랑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신이 인간을 기다리는 것보다
인간은 더 오랫동안 신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릅니다.
또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 우리 이름을 불러주길 기다리는
하늘의 고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기다림 끝에서
그분은 결국 "내가 여기 있다"고 말씀하셨으니까요.
신은 나에게
모든 질문에 답하는 존재가 아니라,
모든 질문을 끝까지 들어주시는 존재이십니다.
신은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내가 가장 힘들 때 마지막으로 울 수 있는 품이십니다.
신은 내게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이유이자,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게 하는
영원한 위로이십니다.
인간은 신을 향해 질문하고,
신은 인간을 향해 기다립니다.
그 사이의 시간,
그 사이의 고요,
그 사이의 사랑이
곧 우리의 삶이니까요.
......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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