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줌의 흙이었습니다.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고,누구의 기억에도 머물지 않는그냥, 어디에나 있는 흙이었습니다.발에 밟히기도 하고,비에 씻겨 떠내려가기도 하며,어디에 머물러도 늘 조용히 가라앉는.....그런 흙이었습니다.그런 나를하느님이 당신의 손으로 집어 들었습니다.모래처럼 흩어지던 나를,손안에 꼭 쥐듯 가만히 끌어안으셨습니다.그리고 그분은내게 ‘모양’을 주셨습니다.비틀린 부분은 어루만지시고,깨어진 틈은 눈빛으로 메우셨습니다.내가 사람답게 되어가던 그 순간,그분은 조용히당신의 숨을 내 코끝에 불어넣으셨습니다.뜨겁고, 깊고, 따뜻한 숨결.그때 나는 알았습니다.“나는 그분의 숨으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나는 내가고장난 몸과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