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처를 피하고 싶어 합니다.
아물지 않은 마음,
지워지지 않는 기억,
말하지 못한 그날의 울음.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그 상처가 내 안에
조용히 빛으로 남아 있었다는 것을.
고통은 어둠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빛으로 가는 문이 있습니다.
상처는
처음엔 우리를 부수는 것 같지만,
실은 우리를
가장 정직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웃는 척,
괜찮은 척,
애써 모른 척했던 마음들을
하나하나 내려놓게 하죠.
그리하여
우리는 더 이상
겉이 아닌 ‘속’으로,
바깥이 아닌 ‘깊이’로
향하게 됩니다.
깊은 상처는
우리 안의 기도를 깨워줍니다.
평소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던 마음.
고통은
그걸 강제로 들여다보게 만들고,
거기서 진짜 기도가 시작됩니다.
“주님, 살게 해주세요.”
이 한 마디에
온 마음이 실려 울게 되는 순간.
신은
그 침묵 속에서 우리를 안고 계십니다.
영혼은 상처받을 때 깊어집니다.
믿음은 무너질 듯한 날에
그 기초가 드러나고,
사랑은
이해받지 못한 순간에
진짜 깊이를 배우게 됩니다.
영성은 평안한 날에 자라지 않습니다.
고통은
가장 날카로운 도구지만,
신은 그 도구로
우리 안의 빛의 조각을 깎고 계신 것입니다.
가장 아팠던 기억이
어느 날
누군가의 눈물 앞에서
작은 등불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나도 그랬어요.”
“나도 혼자 울었어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어요.”
이 말 한마디가
천 개의 이론보다
더 크고 깊은
신의 위로처럼 들릴 때.
그것이
상처가 빛으로 바뀌는 순간일 것입니다.
내 상처가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날입니다.
오늘도 나는 기도합니다.
주님,
내 상처를 숨기지 않게 하소서.
그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누군가의 어둠 속에서
내가 작은 빛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나는 완벽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깨어진 나를 통해서도
당신의 사랑이 흐르기를 원합니다.
영성이란,
상처를 안고도
빛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는 것.
신은
고통을 제거하신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통해
우리를 더 따뜻하고,
더 깊고,
더 하나님께 닿을 수 있는 존재로 이끄셨습니다.
상처는 끝이 아니라,
신이 나를 다듬으신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빛은 언제나 조용히 시작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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