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누군가 정해준 공식도 없고,
어느 책에서 배운 것도 아닌데
우리는 고통스러운 날,
절망의 끝에서
본능처럼 하늘을 향해 입을 열게됩니다.
“하나님, 제발…”
이 말 한마디.
그 속에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인생 전체가 담겨 있습니다.
기도는
인간이 하늘에 띄우는
소망의 연기와 같습니다.
기도는
완벽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무너진 자,
자신조차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
말할 수 없는 자들이 부르는 침묵의 언어입니다.
말을 잃고도
마음이 꺼지지 않았을 때,
그때부터
기도는 시작됩니다.
기도는
‘바라는 것’을 넘어서
‘존재를 드러내는 일’입니다.
기도란....?
"이것 주세요"
"이렇게 해주세요"라는 청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층에서는
"나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라는 존재의 신호입니다.
“나는 지금 버티고 있습니다.”
“당신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아니면 아무것도 의미 없습니다.”
이 절실한 고백은
하늘이 듣지 않을 수 없는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언어입니다.
신은 우리의 기도를 듣고계실까요?
그분은 때로
아무 대답 없이 침묵하시기도 하고,
기다림으로 답하시기도 하고,
아예 엉뚱한 방향으로 우리를 이끄시기도 하죠.
그렇지만
그 어떤 방식으로든
한 번도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기도의 내용보다
기도하는 ‘우리 존재 전체’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기도는 기적을 일으키기 전에
먼저 우리를 바꿔줍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되죠.
억울함보다 용서를,
조급함보다 인내를,
절망보다 믿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기도는
하늘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를 바꾸는 힘이 됩니다.
나는 기도를 이렇게 배웁니다.
하나님,
나는 더 이상
기도로 ‘무엇을 얻기 위한 사람’이 아니라,
기도 안에서
‘나를 드러내고 마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있는 이 시간,
내가 무너져도 괜찮고
말이 되지 않아도 괜찮고
눈물밖에 없어도 괜찮다는 것을
기도 속에서 알게 해주소서.
그래서 기도는
하늘을 부르는
가장 인간적인 언어입니다.
기도는 정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살아 있는 마음을,
깨어 있는 존재를,
하늘 앞에 놓아두는 것이지요.
하늘은
그 모든 말과 눈물과 침묵을
기억하십니다.
기도란,
내가 나를 가장 진실하게 꺼내 보일 수 있는
하늘과 나 사이의 유일한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때때로
울고, 묵상하고, 그리고 살아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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