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는 춤과 노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 멀리하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은 대개 분위기 좋은 무도장에서 반짝이는 조명을 받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사람들이었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들은 무대 위에서 매혹적인 목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존재들이었다. 나처럼 조용한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사람에게는 그런 세계는 너무 낯설고, 너무 화려해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춤과 노래는 내 삶에서 금지된 것처럼 스스로를 단속하며 살아왔다. 나는 한 걸음도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몸치였고, 음정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박치였다. 스스로를 그런 틀 속에 가두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