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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아는 자는 많지만,
길 위에서 뛰어노는 자는 적다.”
선재동자가 다섯 번째 문을 열었을 때,
그 앞에는 스승도 성인도 아닌
말간 눈동자의 어린아이가 있었다.
흙투성이 발, 어지럽게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리고 입가에 묻은 미소 하나.
그 아이는 아무것도 갖추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너는 무엇을 배우고 싶니?”
선재동자의 물음에 아이는 대답하지 않고
손에 쥔 작은 돌멩이를 하나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바람도,
시간도,
빛도 없었지만
선재동자는 그 돌에서 ‘고요’를 느꼈다.
아이와 함께 걷던 숲길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새들과 어울려 춤추는 것을 보며
선재동자는 문득 깨달았다.
그토록 찾아 헤맸던 진리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며,
지식보다 감각이고,
계산보다 놀이이며,
예측보다 ‘지금 여기’라는 것을.
아이에게는 교리가 없었다.
대신 눈에 비친 것을 그대로 바라보는 힘,
다 아는 척 하지 않는 용기,
넘어지고도 금세 웃을 수 있는 가벼움이 있었다.
“배움은, 아는 것이 아니라
묻고 웃고 느끼는 것이다.”
선재동자는 다섯 번째 문을 떠나며
첫걸음을 내딛던 그날의 자신을 떠올렸다.
그리고 속삭였다.
“나도 한때, 너처럼
무엇이든 놀라워하고,
아무것에도 지치지 않았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
그 순수한 질문이 다시 내 안에서 자라고 있구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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