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갑자 동방삭,
그리고,
삶이라는 이야기
“삼천갑자 동방삭도 아니면서,
뭘 저렇게 오래 살려고들 애를쓰고 있누....?”
만보걷기를 한다며
휘어진 두 다리에 구부정한 허리를하고
열심히 공원을 돌고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시원한 나무그늘 벤치에 앉아
한 어르신께서
웃으며 하시는 말씀이다.
그땐 그저
나도 웃고만 말았는데.....
요즘들어 문득
그 말이 가슴 한가운데 들어앉은 이유는 무엇일까....
‘삼천갑자’라니....

헐....
60년을 한 갑자라고 치면,
삼천이면 180,000년...........!
도대체 .....?
누가 ....?
그렇게나 긴 세월을 살아낸단 말인가.
그리고 그 이름,
‘동방삭’은 또 누구란 말인가.....?
동방삭....?
이상한 그 이름의,이상한 그 사람....!
찾아보니
동방삭은 진짜 있었던 실존인물이었다.
중국 한나라 때,
문장이 뛰어난 신하이자 궁중의 괴짜였다고 전한다.
하지만
민간에 전해지는 그는 훨씬 더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하늘의 옥황상제 앞에 있다는 '수명부'를 훔쳐서
세번이나 되는 죽을고비를 피해
살아 남을 수가 있었고,
신선들이나 먹을 수 있는
불로장생의 천도 복숭아 밭을 털어
그 역시 불로장생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사람들은 그를
삼천갑자.
즉 ‘180,000년을 산 사나이’라 불렀다.
그런데 그는 왜 그렇게 오래 살았을까?
그가 그렇게 오래 살 이유가 있었을까?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그는 삶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인간의 욕심은 과연 어디까지인지.....?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그렇게 오래 살았다고 한다.
허허...!
사람들 세상 살이 구경 한 번 해 보려고
삼천갑자나 되는 세월을 살아가다니....?
좀 웃기기도 하고, 조금은 슬픈 것도 같다.
인생은 길게 사는 게 아니라,
깊게 사는 것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본다.
내가 만일 삼천갑자를 살 수 있다면....
나는 그 기나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삼천갑자.
그 삼천갑자는
그냥 긴 기다림의 시간일 뿐일 것이다.
어쩌면 오히려,
뜨거운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마음껏 웃고,
누군가와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하루가
더 빛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길게 사는 삶이 아니라,
깊게 사는 삶.
그것이야말로
삼천갑자 동방삭이 우리에게 남긴
진짜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을 이렇게 살고 싶다.
허허실실 웃어가면서
누가 뭐래도
내 방식대로 하루를 살아내고,
말 한마디에도 철학을 묻고,
유쾌함을 잃지 않으며.
그래,
삶이란 매일의 해프닝을 가볍게 넘기되
진지하게 느끼는 것.
죽도록 고민하다가도,
어느순간 갑자기
빵~!
터진 웃음 한 방에
모든 시름을 다 털어버릴 수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해학이자
철학이 아닐까.....?!

삶이란
삼천갑자도, 하루살이도 될 수 있는 법.
180,000년을 살아도 허망할 수가 있고,
하루를 살아도 꽉 찬 기쁨일 수 있기에.....
삶은
길이의 문제가 아니라 밀도의 문제라면.....
나도 그렇게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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