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는 매일 아침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며 산책을 나갑니다.
어머니는 올해로 68세,
파킨슨병과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는 스스로 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늘 떨리고 있었고,
몸은 마른 장작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렸습니다.
민재는 어머니를 돌보느라 직장과 친구도 모두 잃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민재의 마음을 찢어놓은 건
어머니가 하시는 한마디 말이었습니다.
"민재야, 너도 이제 나를 버리렴.
난 아무 희망도 없잖니."
그 말에 민재는 웃으며 넘어갔지만,
밤마다 남몰래 울어야 했습니다.
엄마는 자신 스스로를 짐이라고 여겼고,
민재는 그런 엄마를 혼자 둘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민재는 재활센터에서 강의 하나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작아도, 한 걸음이면 됩니다.
그 한 걸음이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강의 중에 들려온 이 한 마디!!!
민재는 결심했습니다.
어머니와 단 하루라도
다시 걷는 날을 만들어보겠다고요.

처음엔 그저 간단한 손가락 운동부터 시작했습니다.
민재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엄마, 이 손가락 춤으로 우리 전국 대회 나가야겠어요.
우승할 수도 있겠는데요?"
어머니는 간신히 미소를 지었고,
민재는 그 미소 하나에 매달렸습니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민재는 어머니가 침대에서 일어나는걸 도왔고,
다리를 움직이는 법부터 하나씩 가르쳐 주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날이 다 희망으로 가득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더 이상 난 못해!"
"더는 할 수 없어."
"더는 안 돼."
"이제 그만."
어머니는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좌절하곤 했습니다.
다리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날엔
민재의 얼굴조차 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민재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 오늘은 다리 대신 마음으로 걸어봐요.
마음속에서만 걸어도 그게 첫걸음이 되는것이에요."
그렇게 3개월이 지나던 어느 날,
어머니가 민재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민재야, 나 오늘은 정말
한 발자국만이라도 떼어보고 싶다.
단 한 걸음만이라도 걸어보고 싶구나."
민재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대답했습니다.
"엄마, 한 걸음이면 돼요.
그게 다른사람 천 걸음보다 우리에겐 더소중한 거예요."
재활 센터에서의 첫걸음에 도전하는 날.
민재와 어머니는 온몸의 긴장이 전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민재의 손을 잡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한 걸음 . 두 걸음.
어머니의 다리는 떨렸고,
민재의 손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그 순간, 어머니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었습니다.
"민재야, 나… 나 걸었어.
내가… 내가 걸은거야.내가 걸었다고!"
그 동안 수년간의 고통과 좌절이
그 한 걸음에 녹아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한 걸음에는
어느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으려했던
민재와 어머니의 땀과 노력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민재와 어머니는
매일 조금씩 조금씩 더 걷기로 했습니다.
동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던 날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민재야, 내가 이제는 너의 짐에서 벗어난 것 같구나
우리 함께 걸어보자.
아직은 나 혼자서는 무리이겠지만,
너와 함께라면 이제는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몇 달 뒤, 민재와 어머니는
재활병원 행사에서 무대 위를
함께 걷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민재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엄마, 우린 오늘 세상을 걷고있었던 거예요."
관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나는 넘어졌지만,
내 아들은 나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내가 걷는 것이 아니라,
우리 둘이 함께 걷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도 희망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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