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또 한 걸음.
모래 위에 남겨진 맨발의 흔적은,
지워지기 위해 존재하는 발자국이었다.
그날 나는 문득,
간디가 신발을 벗고 걷던 길을 떠올렸다.
바늘처럼 날카로운 돌멩이와
뜨겁게 달궈진 대지 위를 맨발로 걸었던
그의 작은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어쩌면 인류를 위한
가장 위대한 ‘행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전쟁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폭력을 멈추고자 했다.
싸우지 않는 싸움,
그것이 간디의 길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도 너무 많은 것을 신은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자존심이라는 구두,
욕망이라는 하이힐,
두려움이라는 장화를 신은 채
바닥의 감촉을 잊어버린 삶.
간디는 말했다.
“내가 신발을 벗은 건,
발바닥으로 이 땅을 느끼기 위함이었고,
이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의 고통을
내 피부로 기억하기 위함이었다.”
그의 발바닥엔 굳은살이 박혔다.
고통은 무뎌졌지만, 감각은 살아 있었다.
피 흘리는 이들을 향한
뜨거운 연민이 그의 발자국마다 스며 있었기에.....
그의 길은 ‘진리의 길’이라 불렸다.
.
.
.

나 역시 맨발로 산을 걷는다.
아무 장식 없이,
아무 기대 없이,
다만 지금 이 땅과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조용히 느끼기 위해.....
맨발로 걸을 때,
나는 내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돌에 찔리면 아프고
뾰족한 풀잎에도 쉽게 베이는
이 연약한 몸이,
동시에 얼마나 단단한 의지를 품고 있는지도 느끼게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마음의 갑옷들도 벗겨진다.
불필요하게 단단했던 말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세워 놓았던 성벽,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울퉁불퉁한 감정들까지....
그 모든 것이 바람에 씻기듯
하나둘 흘러간다.
간디의 신발은
결국
‘비움의 신발’이었다.
자기를 비운 자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가갈 수 있으며,
자기를 낮춘 자만이
평화라는 산을 넘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걷는다.
내 안의 전쟁이 멈추기를 바라며.
세상의 갈등을 탓하기 전에,
내 안의 폭력을 먼저 내려놓기 위해.....
진리는 늘 멀리 있지 않았다.
신발을 벗고 맨살로 걷는 그 길 위에,
진리는 조용히 내 발등 위에 내려앉는다.
오늘도, 나의 진리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조용히,
그리고 깊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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