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부터 담비까지,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숲 지리산으로
지리산에서 만난 야생의 속삭임
“여긴 아직, 자연이 주인인 곳입니다”
대한민국의 등줄기,
지리산.

“이 숲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지금도 자연의 시간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산자락을 천천히 걷다 보면
사람의 흔적보다 자연의 숨결이
더 짙게 느껴지는 곳들이 있습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누군가의 숨결이 조용히 머물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희귀 야생동식물의 마지막 보루,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살았던
생명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야생의 회복을 말하다
1.지리산의 상징 반달가슴곰
학명: Ursus thibetanus
천연기념물 제329호 /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특징: 가슴의 ‘V’자 흰 무늬 (반달 모양)
서식지: 지리산 일대의 깊은 산림 지역
이야기로 만나는 반달곰
2004년,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되었을 때
사람들은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반달곰은 다시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그 자체로 회복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반달곰은 하루 평균 5~10km를 이동하며,
주로 밤에 활동하고 열매, 도토리, 곤충, 작은 동물 등을 먹습니다.
그들의 흔적은 직접 보긴 어렵지만,
그들이 남긴 발자국, 긁힌 나무, 배설물은
숲의 언어처럼 조용히 살아있습니다.

“곰을 보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곰이 살아갈 수 있는 숲을 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곰을 만나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다시 연결되었다는 증거입니다.”

그 유연한 몸은 나무 위에서도,
바위틈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이며
작은 포유류, 곤충, 열매까지 먹는 잡식성 포식자입니다.
“담비가 보이면, 그 숲은 아직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금빛 몸짓이 숲을 스쳤다.
나는 그 순간을 눈으로 담지 못했지만,
마음엔 분명 남아 있다.”
담비는 한 번도 사육된 적이 없는 완전한 야생동물로,
그 생존 자체가 우리가 숲을 얼마나 잘 지켜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지리산은
‘공존’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숲을 보호하면, 그 속에서 야생은 다시 살아나고,
야생이 살아나면, 우리의 감각도 다시 깨어납니다.
지리산 야생동물과 조우하고 싶다면
시간대: 이른 아침 또는 해질 무렵 (조용하고 활동이 많은 시간대)
위치: 반야봉,세석능선
준비물: 망원경, 조용한 마음, 발자국을 알아보는 눈
주의사항: 야생동물에게 접근 금지, 먹이 주기 절대 금지!
“사라진 줄만 알았던 생명들이
지리산 어딘가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었습니다.”
그 생명들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 마음 속에도 무언가가 ‘살아난다’는 걸
당신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지리산은, 느림을 가르치는 산입니다.
“햇살보다 먼저 깨어나는 건,
이 산에 깃든 생명들의 기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