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간절한지를 확인하러 오는 것
어느 날은 괜찮다가,
어느 날은 또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지고…
평소처럼 잘 해오던 일인데도
갑자기 벽에 부딪힌 듯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고요.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가도
예기치 않은 뜻밖의 방해물이 찾아오기도 하죠.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평소처럼 하던 일들이 헝클어지고,
마음이 뒤틀리고,
말까지 날카로워지게 되는.....
이건 뭐지…?
왜 이러지…?
그런 순간이 자꾸 반복됩니다.
예전엔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 넘겼던
그 마음의 바람이
조금씩 더 크게,
더 깊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몸은 예전보다 건강해진 것 같은데,
마음이 이유 없이 불안해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눈물이 나기도 할 때가 있죠.
그럴 땐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져
‘내가 부족해서인가?
아직 수행이 덜 되어 그런건 아닌가?’ 하며
스스로를 자꾸만 몰아붙이게 되죠.
공부라는 것을 해보면
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 섬세해지는 거 같고
내면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내 감정과 내 생각이
더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사실은 그래서,
마장은 잘 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이럴땐
지금 내가 왜 이 길을 가고있는지.....
처음 마음속에 품었던 그 다짐 하나
그걸 다시 꺼내보라고 하네요.
“공부에 마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세어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성인은
마를 통해 서원을 더욱 단단히 다진다.”
이 말처럼,
흔들림 속에서 다짐은 더 깊어지고
방해 속에서 마음은 더 단단해집니다.
멈춰 있는 것 같아도,
마음은 자라고 있답니다.
흔들릴수록,
사실은 더 깨어 있으려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예전엔
“이렇게 흔들리는 나,
참 못나 보인다”라고 했었다면
“이렇게까지 흔들리면서도 놓지 않고 있는 나,
정말 대단하다”고
이제는 그렇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하겠죠.
그래야
마장이 더 이상 나를 흔들 수 없을테고
설령 흔들림이 있을지라도
무너지지는 않을테니까요.
세상에
마장 없는 공부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은 마장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면,
이 삶은 어쩌면
공부가 덜 되었거나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을 의미 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마장은 성장통이며
혼란은 변화의 서막이고
방해는 마음을 다지는 도구이기에
마장은
내가 얼마나 간절한지를
확인하러 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